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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책 리뷰] 소설) 바깥은 여름 : 김애란 _문학동네모든 곳의 문장/01 단상 _ 책의 문장 2025. 3. 2. 22:59
[한국 단편 소설집]
바깥은 여름
김애란 지음
문학동네
김애란 작가의 단편 소설 7개를 엮어 만든 단편소설집.
바깥은 여름이라는 작품이다.
청량한 하늘색 배경에
어딘가 우울감이 느껴지는 표지였다.
각각의 작품은 이전에 발표가 되었던 작품들이었고
2017년에 이 단편들을 모아서 한 권의 단편집이
나온 것인데, 내부 단편 작품 중 하나의 제목이
전체 단편집의 제목이 되는 경우가 일반적인 것에 비해
이 단편집의 경우 '바깥은 여름'이라는 작품은 실려있지 않다.
수록된 작품들의 주인공들인 모두들 아픔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.
외부에선 생명력이 깃든 여름의 계절일지 몰라도
이들에겐 그건 다 바깥의 일일 뿐
그들이 겪는 건 차디찬 바람의 겨울이다.
우리가 여름을 살아내는 동안, 우리는 눈치채지 못했지만
상실의 시간을 겪어내는,
겨울을 겪고 있는 우리 주변의 수많은 삶들을 묶으면서
제목을 붙인 것 같다.
아이들은 정말 크는 게 아까울 정도로 빨리 자랐다.
그리고 그런 걸 마주한 때라야 비로소 나는
계절이 하는 일과 시간이 맡은 몫을 알 수 있었다.
3월이 하는 일과 7월이 해낸 일을 알 수 있었다.
5월 또는 9월이라도 마찬가지였다.작가들의 글을 보고 있자면,
스토리를 만들어내는 능력도 대단하지만
이런 표현력에 늘 감탄한다.
계절이 하는 일과 시간이 맡은 몫이라니..
그리고 그렇게 사소하고 시시한 하루가 쌓여 계절이 되고,
계절이 쌓여 인생이 된다는 걸 배웠다.일상의 일들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
소위 글빨의 레벨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든다.
일반적인 성찰일지라도, 그걸 조금 다르게 표현하면
어딘가 시적으로 느껴진다.
여러모로 올 겨울을 겨울 같지 않았다.
파이프에서 물이 새듯 미래에서 봄이 새고 있었다.이번 작품을 보면서는 유독 표현에 감탄한 게 많았던 것 같다.
줄을 쳐놓은 구간들을 다시 한 번 읽어보면서
이번엔 어떤 새로운 성찰이나 현상을 설명한 구간보단
일상의 현상인데, 이걸 이렇게 표현해놨어? 라는 생각이 든
포인트들이 전부였는데, 다시 봐도 참 좋은 문장이다 싶다.
그럴 땐 '과거'가 지나가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
차오르고 새어나오는 거란 생각이 들었다.
살면서 나를 지나간 사람, 내가 경험한 시간, 감내한 감정들이
지금 내 눈빛에 관여하고, 인상에 참여한다는 느낌을 받았다.이 또한 일상적으로 우리가 늘 생각하는 부분일 거다.
관상은 과학이다 라는 말이 있듯이
날 때부터 생겨난 얼굴보다도
살아가면서 그 인생이 얼굴이 드러나기 때문인데
그 말을 저렇게 멋지게 표현하다니..
역시 작가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싶으면서도
같은 걸 어떻게 표현할지.. 좀 더 고민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.
요즘 또 새로운 걸 만들어내야하는 시즌인데,
뻔한 내용이고, 진부한 메시지라도
그걸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
마음에 남게 남겨질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며,
좀 더 깊이 생각하고, 좀 더 깊이 관찰해야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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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깥은 여름생활 15년간 끊임없이 자신을 경신해오며,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곳의 이야기를 우리의 언어로 들었을 때 느끼게 되는 친밀감과 반가움, 그 각별한 체험을 선사해온 저자가 《비행운》 이후 5년 만에 펴내는 신작 소설집 『바깥은 여름』. 제37회 이상문학상 수상작 《침묵의 미래》, 제8회 젊은작가상 수상작 《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》를 포함한 일곱 편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. 소설집의 문을 여는 작품 《입동》은 사고로 아이를 잃은 젊은 부부- 저자
- 김애란
- 출판
- 문학동네
- 출판일
- 2017.06.28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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