-
[책 리뷰] 소설) 썸머썸머 베케이션 : 이희영 _살림 FRIENDS모든 곳의 문장/01 단상 _ 책의 문장 2025. 3. 8. 17:10
[한국 장편 소설]
썸머 썸머 베케이션
이희영 지음
살림 FRIENDS
이희영 작가의 '페인트'를 보고 난 뒤
작가님의 다른 작품을 하나 더 보고 싶어서 읽게 된 소설.
'썸머썸머 베케이션'
표지부터 청량함.
페인트도 그랬지만,
이 작품 역시 청소년 추천 소설이라고 한다.
고등학생 '하준'이라는 주인공을 중심으로
작은 섬마을, 여름기간에 일어난
'하준'의 마음 성장기 같은 작품이다.
그냥 나가라는 형의 한마디에 툭툭 물기가 묻어 나왔으니까.
하준에게는 형이 있다.
그리고 이 형제의 아버지는 이른 나이에 돌아가셨는데,
그 과정에서 세상의 부조리함과 차가움을 느끼게 된다.
동생인 하준은 더 어렸기에 그 기억이 선명히 남지 않았으나
형은 그 이후, 꼭 성공해서 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,
독하게 마음먹고 살아가는 인물로 그려진다.
그도 아직 어린 나이인데,
얼마나 부단히 그 마음을 지키느라
힘들고 버거울까 라는 마음이 들었다.
왠지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 갔던 사람들과
그 와중에 자기 자리는 지키겠다고 모른 척 한 아버지의 동료를
그냥 잊어버리고 용서하게 되면 아버지를 잊는 것 같아질까 봐
자신 역시 아버지를 배신하는 게 되어 버릴까 봐
아픈 마음을 털어내지 못하고 간직하고 있는 것이리라.
저 표현이 더 감성적으로 만들어준다.
울음이 섞인 목소리로 나가라고 한 상황에서
그 목소리를 물기가 묻어있다고 표현하다니..
상대적으로 동생 하준은 정이 넘친다.
형보다 성적으로는 조금 모자랄지 모르겠지만
의로운 캐릭터로 누구든 잘 챙기고, 인기도 많다.
하준의 엄마 역시 '남편'을 잃은 상황에서
그래도 꿋꿋이 살아내며, 세상을 용서하며,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데
그 성정이 하준이 물려받은 게 아닌가 싶다.
내 옆에서 사람들이 하나둘 쓰러지면
결국 나도 언젠가는 같이 쓰러지게 되어 있어.
참, 삶이라는 게 도미노 같아서
내 앞에 누군가가 버티고 넘어지지 않으면
그 뒤에 있는 나도 넘어지지 않게 돼.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만들어 주고
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느끼게 만들어 주는 사람만큼,
세상에 아름다운 사람이 또 있을까?이 작품은 결국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삶에 대한
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.
하준이 여름 방학을 보내면서,
어떤 아픔을 가지고 이 동네로 흘러오게 된 서연이와
인연이 닿고, 그 친구에게 정말 순수하게 마음을 내어주고
서연이가 가진 상처에 대해서는 묻지 않고,
그냥 지금 사람 대 사람으로 힘이 되어주면서
함께 성장해 간다.
요즘 하도 자극적인 콘텐츠들이 많아서
그에 비한다면 너무나 평온하고 잔잔한 작품이지만,
(물론 그 안에서도 파도는 치지만..)
책을 다 읽고 나는 잔잔한 소설이다라고 생각했다가
바로 이어 들었던 생각은 학생들에게는
이 작품 속 서연이가 처한 것 같은..
지금 그들이 처한 그 상황이
너무나 크고 끝나지 않을 터널 같게
느껴질 수 있겠다는 마음이었다.
그렇기에 그들이 겪고 있는 어둠 속에 반드시 끝이 있음을
그리고 나를 터널로 밀어 넣는 사람들만 내 눈에 보일지라도
어딘가에서는 터널의 끝에서 불빛을 비추며
이리 오라고 길잡이를 해주고 있는 사람도
캄캄한 어둠 속에서 손 내밀어 이끌어주는 사람도 분명히 있음을
그러니까 어린 시절, 너무 이르게 삶을 포기하지 않기를
그렇게 바라게 된다.
_
썸머썸머 베케이션(Sallim YA Novels)이희영 장편소설 [썸머썸머 베케이션]. 『썸머썸머 베케이션』은 제1회 김승옥문학상 신인상 대상, 제10회 5ㆍ18문학상 소설 부문, 제3회 등대문학상 최우수상, KB 창작동화제 우수상 등을 수상하며 문학적 역량을 인정받은 이희영 작가의 첫 장편 청소년소설 이다. 여름방학, 열여덟 하준이가 여러 사건들을 겪어 내면서 자신을 돌아보고, 이웃을 둘러보는 계기를 가지게 된다. 우리는 ‘혼자’가 아닌 ‘함께’ 크는 것임을 깨닫게 해 주는 작품, 재미와 감동이- 저자
- 이희영
- 출판
- 살림FRIENDS
- 출판일
- 2017.03.15
반응형'모든 곳의 문장 > 01 단상 _ 책의 문장' 카테고리의 다른 글
[책 리뷰] 소설) 스토너 STONER : 존 윌리엄스 _RHK (1) 2025.03.17 [책 리뷰] 소설) 바깥은 여름 : 김애란 _문학동네 (1) 2025.03.02 [책 리뷰] 에세이) 인생의 해상도 : 유병욱 _알에이치코리아 (1) 2025.02.17 [책 리뷰] 소설) 페인트 : 이희영 _창비 (1) 2025.02.12 일의 가치 :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해보고 싶습니다. (0) 2021.02.09